제가 존경하는 한 목사님과의 인연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누구를 추천하거나 지지를 부탁드리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제게 목회의 길을 보여 주시고 큰 가르침을 주신 한 목사님과의 소중한 일화를 나누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대구동막교회 송기섭 목사님께서 이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부총회장 후보로 나서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며, 목사님과 처음 인연을 맺었던 오래전 일이 떠올랐습니다.저는 대학 시절 대구동신교회 대학부 회장을 맡았고, 대학 졸업 후 군 복무 중에는 대대장 당번병과 군종병으로 섬겼습니다.일병 때 휴가를 받아 고향에 갔을 당시, 대구동막교회에 부임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던 송기섭 목사님께서 제가 군종병으로 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당시 제 어머니께서는 집 근처에 있던 대구동막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계셨습니다.목사님께서는 일면식도 없던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식사까지 정성껏 대접해 주셨습니다.그 무렵 저는 어린 시절부터 다니던 교회가 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며 교회와 목회자에 대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습니다. 다시는 목사가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을 정도로 실망이 컸던 시기였습니다.그런 가운데 만난 송기섭 목사님의 모습은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나오려는데, 목사님께서는 제가 신기 편하도록 벗어 놓은 신발의 방향을 손수 돌려놓아 주셨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섬김이었습니다.그 모습을 보며 저는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품었습니다.‘나도 이런 목자가 되고 싶다.’목회자는 말로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을 귀히 여기고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섬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목사님의 모습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그 후로도 제가 휴가를 나올 때마다 목사님께서는 차와 식사를 대접해 주셨고, 돌아갈 때에는 직접 운전해 집 앞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제가 전역하기 전에는 노회 고시에 응시해 보라고 권면해 주셨고, 목사님의 격려와 도움으로 군 복무 중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시험에 응시해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어느덧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오랜 세월 곁에서 지켜본 송기섭 목사님은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시고, 맡겨진 교회와 성도를 묵묵히 섬기시는 목회자이셨습니다.한번은 필리핀 선교 일정을 마치신 직후, 제가 섬기는 교회의 말씀사경회를 위해 미국까지 와 주신 적이 있습니다.목사님께서는 사례비도 받지 않으시고 관광이나 여행 일정도 마다하신 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김 목사님, 저는 여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목사님 교회를 도우러 왔으니 4일 동안 일곱 번 설교하고 가겠습니다.”목사님께서는 말씀하신 그대로 오직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섬기는 일에만 힘써 주셨습니다.그 말씀사경회를 통해 당시 방문하셨던 장로님과 권사님께서 저희 교회에 등록하셨고, 지금까지도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기고 계십니다.돌이켜 보면 송기섭 목사님은 제게 말보다 삶으로 섬김을 보여 주신 분이셨습니다. 목사님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는 상처받았던 한 청년이 다시 교회를 바라보고 목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이 글을 통해 어떤 선택을 부탁드리거나 누구를 평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사람의 삶과 목회의 방향에 깊은 영향을 주었던 목사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진솔하게 나누고 싶었습니다.지금도 저는 오래전 제 신발을 조용히 돌려놓아 주시던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목회란 결국 한 영혼을 귀히 여기고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일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김세중 목사 드림.